곧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야하기 때문에 그동안 했었던 academic한 listening이 아닌
조금 더 다양한 분야의 주제와 실생활 영어를 배워보고 싶어서 강의를 탐색하던 중 연태흠 선생님의 종합청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태흠 선생님이야 워낙 해커스내에서는 유명하신 분이고 그것을 제외하고서라도 커리큘럼이 제가 찾던 강의스타일과 딱 맞아서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첫 수업을 들어갔을 때, 전 적지않은 신선함과 충격(?)을 받을 수 밖에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했던 listening 수업은 들리는 것을 듣고, 노트테이킹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던 것에 비해 종합청취 수업은 제가 들리는 것이 다 제대로 들린게 아니라는 걸 처참하게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억양이나 빠르기가 토플, 토익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분명 단어는 더 쉬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처음에 듣고 영어로 그대로 발음, 억양을 따라서 시키게 하셨는데 듣기에만 익숙해져있던 저에게는 조금 벅찬 감이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심지어 한번 그렇게 한 후 다시한번 그 내용을 들으면서 이번에는 한글로 순차통역을 시키셨는데 분명 영어로는 100%이해됐다고 생각했는데 한글로 옮기려니 어버버하며 선생님 눈을 피했던게 지금도 생각납니다.
그냥 지금까지 저는 시험을 위한 listening을 하고있었던게 아닐까 하고 회의감도들었구요..

일단은 그 회의감은 뒤로 미루고, 당장 미국을 가기 전에 이렇게해서는 안되겠다싶어서 수업을 하루도 빠지지않고, 선생님이 내주시는 dictation과제도 충실히 해갔습니다. 수업시간에 좀 틀리더라도 남들보다 더 억양을 크게 말하고 집에가서 복습도 해갔습니다.
물론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제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종강 때 쯤엔 가끔 선생님께서 더욱 진도를 빨리 빼셨는데도 그게 별로 빠르다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순차통역도 영어로 말하는 것도 나날이 적응되어갔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오늘 8월 종합청취 첫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짧게짧게 끊어주시는거아냐?라고 생각될 만큼 순차통역에, 억양과 빠르기에 적응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도 가끔 길을 지나가면서 아 저표현은 off the top of my head 저거 써야되는데 이러면서 지나가고그럽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께서 수업시간마다 말씀해주셨던 결석금지, dicatation필수는 가끔 잔소리처럼 들리기도했지만, 정말 그렇게는 해야 최소한의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제가 영어뉴스를 완벽하게 독파하고 발음이 native수준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정말 한만큼 얻어가는 수업입니다. 머리가 좋아서도, 암기력이 대단하다고 영어뉴스를 더 잘듣는것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복습을 하고 착실히 수업에 임했느냐 그게 정말 중요한 수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제가 종합청취를 들으면서 얻었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회화스터디에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무슨 자신감으로 회화스터디를 신청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그냥 미국갈 때 회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부끄러움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채 신청했었습니다.

팀원은 5명. 다른 스터디 인원들에 비해서 턱없이 작은 숫자였습니다. 이 인원으로 시작하면 끝날 땐 혹시 파토나지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저희는 종강 날 때까지 5명으로 끝났습니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말이죠.
이렇게 할 수있었던 계기는 팀원들의 수요를 모두 반영하여 체계화된 스터디플랜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생님께서 처음 시작할 때 스터디 가이드라인을 짜주셨지만 사실상 회화스터디는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팀원들이 생각하기에 이 가이드라인 이상의 것들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매일마다 나가는 뉴스기사의 단어, translation practice, Q&A를 모두 외워 시험을 보았고, 각자가 돌아가면서 하고싶은 토론 주제를 올리는데 다양한 분야, 다양한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와서 그 기사에대한 question을 2문제정도를 만들어서 팀원들이 답을 생각해와서 다음날 그 주제에대해 토론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정말 죽을거같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거 내가 말할 수 있나..혹시라도 발음이라도 틀리면 어떡하지..이건 사전도 못쓰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팀원들앞에서 창피하고싶지않은 마음이 더 컸기때문에 토론주제에대해서 제가 하고싶은말을 써보기도하고, 실제로 말하면서 연습해보기도하고, 미리 반박할 자료도 찾아보는 등 토론 준비만 하루에 1시간정도는 꾸준히 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뿐만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다 그렇게 한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토론이 생각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한 사람당 최소한 6-7분정도는 발언할 기회가 있었고, 가끔 첨예하게 대립할 때도 있었습니다.

회화스터디를 통해서 물론 제가 영어실력이 뛰어나게 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영어로 제 의견을 표현하고자 할 때, 부끄럼없이 용기있게 말할 수 있었고 수업시간 이외의 기사자료를 매일 읽어가고 준비하면서 international한 시사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회화스터디가 다른 스터디들에 비해서 활성화가 되어있진 않지만, 분명 다른 스터디들에 비해서 얻어갈 것도 많고, 배워갈 것도 많습니다.
종합청취 수업을 들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싶으면 회화스터디를 정말 강추합니다.
이번엔 회화스터디를 사정상 하지못하지만 한달 동안의 회화스터디 경험은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달도 듣겠지만 저번달에도 수고하신 연태흠 선생님과 같이 회화스터디를 진행했던 지원이, 총무님, 상영오빠, 동성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