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artist was first an amateur.

- Ralph Waldo Emerson

2019년이었습니다. 유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영어공부를 시작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만 하다가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서 해커스 토플 반배치고사를 봤습니다. 그래도 토플 입문-기본반 정도는 나오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건 제 생각이었고 반배치고사 결과를 알리는 스크린 위에는 기초영어반만 표시되어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영어무식자였던 것이었습니다. 아침 기초영어반에 들어가서 10년만에 문장구조 1형식에서 5형식도 다시 듣고 영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필수영어반을 들으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기초 들으었면 그냥 입문반으로 넘어가라고 조언을 하기에 입문반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때가 2019년 5월이었던 것 같네요. 여기서 이원선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으로 독해하던 제게 문장 내 주어, 동사가 무엇인지 그 특유의 표정으로 물어보시고... 또 매번 단어테스트 봐서 또 단어 물어보시고... 물어보시던 때 생각하면 곤욕스러웠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가 없었으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튼 또 그렇게 한달이 빠르게 지나갈무렵 반배치고사를 다시 봤습니다. 반배치고사 결과 토플 입문반이 나왔고 이 결과를 가지고 이원선 선생님과 상의했습니다. 선생님은 기본반으로 올라가는 것을 권하셨고 전 거기 따라서 기본반으로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주보라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었고, 저도 무한 섀도잉을 시작 - 했다고 하기엔 전 섀도잉을 그리 열심히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반성합니다... - 했습니다. 반복해서 들으면서  선생님이 만든 교재에 빈칸 채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또 그렇게 한 달이 지났고, 7월에 중급반에 들어갔는데... 4월부터 쭉 학원을 다니다보니 열정도 제법 고갈되었고... 그런 상태에서 방학때가 되어 수강생 수도 급증하고 해서 스터디도 안하고... 거의 학원에 돈만 갖다 바친 7월을 보냈지요. 8월엔 열흘정도 국제프로그램에 참여할 일이 있어서 학원을 못 다니고 독학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으로 끝났습니다. 8월 말쯤 국제프로그램도 참여했겠다. 토플 중급반까지 (돈을 갖다 바치기는) 했겠다. 시험을 봤습니다. 아주 처참한 점수가 나왔고요... 멘붕에 빠져있다가 9월쯤 다시 반배치고사를 봤던 것 같습니다. 기본반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고, 기본반때 배운 것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다지고 가자고 마음먹고 10월에 기본반 재수강을 했습니다. 같은 교재로 거의 같은 수업을 들으려니 집중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다시 스터디도 나름 열심히 하고 그렇게 한 달을 보냈습니다. 10월 말, 다시 반배치고사를 보았고 생각지 못하게(?) 프리 해커스반이 나왔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토플 수업을 오래 들어서 학원 분위기를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프리반 분위기는 또 다르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프리반까지 마치고 나서 저의 토플연대기는 끝나게 되었네요. 작년에 코로나때문에 학사일정 1년 디퍼하고 올해 시카고에 와서 학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또 1년 푹 쉬면서 제 영어실력도 다시 좀 퇴화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오늘 길을 걷다가 여기서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데 거기 Regina Carter가 온다는 것을 보고 문득 기본반 LC교재에 있던 것 같은데, virtuoso 섀도잉 하던 기억이 나 피식 웃었습니다. 여기 와서 공부하려니 리딩도, 스피킹도, 특히 리스닝이 가장 어려워서 요사이 자존감이 좀 떨어져있었는데 생각해보니 2년 전에 강남역에서 기초영어반을 듣고 있었는데 지금 시카고에 있는거잖아요. 언젠가 나중엔 지금 제 모습을 보고도 피식 웃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시간을 버틸 수 있게해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싶어서 오밤중에 빨래 돌리면서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썼네요. 그리고 여기 적진 못했지만 저를 가르쳐주고, 함께 공부하고, 동기부여 해주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시시한 글을 누가 여기까지 볼까 싶긴 하지만 진짜 노베이스에서 토플을 시작하신다면... 스터디는 꼭 하시고요, 토플 끝나면 볼 일 없을 것 같은 단어들은 미국 오면 더 자주 보게 되니 일단 열심히 외우시고요, 섀도잉은 많이 해서 나쁠 것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라이팅 기본 탬플릿은 미국인들도 아카데믹 라이팅 배우면서 함께 배우는 것이니 외워두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쓰고보니 지금의 저에게도 하고싶은 말이네요. 아! 그리고 시험준비 너무 오래 끌지 마시고 가급적 대학생 방학시즌 전까지 끝내세요! ㅋㅋ 어떻게 글을 마쳐야할까 하다가... 끝으로 동네사진을 붙입니다.